이진호 기자
[리스팩트(RESFACT)=이진호 기자]

■ “AI라고 한 건 거짓… 고소가 두려웠다”
A씨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기존 해명과는 상반된 글을 올렸다. 그는 “제가 겁이 나서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혹시 고소를 당하거나 돈을 물어야 할까 봐 두려웠다”며 “제가 공개한 증거는 모두 진짜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A씨는 자신이 공개한 DM·사진 자료 등에 대해 “AI로 조작한 이미지”라고 밝힌 바 있다. 폭로 → AI 인정 → 폭로 재확인으로 이어지는 진술 번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A씨는 그동안 “자료는 사실”, “AI였다”, “고소당하지 않았다”, “합의한 적 없다” 등 서로 모순되는 주장을 반복해왔다.

■ 소속사에는 ‘협박성 메일’… 곧바로 번복
본지 취재 결과 A씨는 지난 5월 이이경 씨 소속사에 여러 자료를 첨부해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메일에는 “아직 언론사에 제공하지 않았다. 연락 달라”는 메시지가 포함돼 있었다.
소속사 측은 이를 협박성 의도로 받아들였고 법적 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약 20~30분 뒤, A씨는 다시 메일을 보내 “방금 보낸 자료는 모두 거짓이다. 언론사에 연락했다는 말도 거짓”이라며 전면적으로 입장을 뒤집었다.
그러나 이후 A씨는 SNS를 통해 또다시 “자료는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등 상반된 입장을 반복했다.
■ A씨 정체 논란… “독일인 맞다”
A씨는 스스로를 ‘찐 독일인’이라고 소개해 왔다. 일각에서는 그의 정체를 두고 “실제 독일인이 맞느냐”, “로맨스 스캠 목적 아니냐”, 심지어 “남성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됐다.
취재 결과 A씨는 독일 국적이 맞고, 독일 현지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장기 거주 기록은 없으며, SNS를 통해 한국 남성 연예인·인플루언서 등 다수에게 연락을 취해 온 정황도 포착됐다.
특정 인물은 A씨로부터 노출 사진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이경 씨에게도 고수위 사진과 영상을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틱톡·비고라이브 등 중국계 플랫폼에서 ‘네임드 시청자’로 활동해 왔다는 증언도 나왔다.

■ “공익 목적” 주장했지만… 사적 자료 공개 ‘위법 소지’
A씨는 폭로 배경에 대해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공개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실제 행동은 공익성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소속사에 ‘연락하라’는 내용의 자료 발송 폭로와 철회를 반복하는 행태 AI 조작 고백 및 재번복으로 인한 대중 기만 상대방 동의 없는 고수위 사적 자료 공개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만약 사건의 성별이 반대였다면 더욱 심각한 사회적 논란이 됐을 사안”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소속사 “이미 형사 고소… 추가 입장 없다”
이이경 씨 소속사는 본지에 “추가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A씨를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와 협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속사는 관련 고소장 자료를 이이경 씨가 출연 중인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고소는 이미 접수됐으며, 사안은 형사 절차로 넘어간 상태다.
다만 A씨의 신원이 완전히 확인되지 않은 데다 해외 거주자라는 특성 때문에 조사 과정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 자료의 진위와 별개… “A씨 행위는 이미 위법”
현재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A씨가 공개한 자료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A씨가 보여온 협박성 행위, 허위 해명, 사적 자료 공개, 대중 기만 등은 자료의 진실 여부와는 무관하게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이이경 씨의 피해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원본 자료는 A씨만 확보하고 있어, 실제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 데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A씨는 폭로 이후 수차례 입장을 번복하며 사건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자료가 진짜인지 여부는 여전히 미확인 상태다. 그러나 피해 당사자를 향해 협박성 행위를 하거나, 본인의 말로 대중을 기만하는 행위는 공익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거세다. 해외에 거주하는 A씨가 한국 수사기관의 조사에 어떻게 응할지 여부가 이번 사건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