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 기자
한국 인터넷 방송계의 선구자이자 ‘클린 방송’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크리에이터 대도서관(본명 나동현·45)이 최근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동료 크리에이터들과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대도서관은 과거 욕설과 자극적인 콘텐츠가 주류였던 시절, 욕 없는 방송을 고집하며 새로운 길을 연 인물로 평가받는다. 본지 기자는 “2015년 대도서관을 직접 인터뷰했을 당시, 그는 인터넷 방송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눈빛이 초롱초롱했다. 대중화의 선구자이자 누구보다 열정적인 인물이었다”고 회고했다.
실제 대도서관은 매일 8~11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라이브 방송을 이어왔고, 팬들에게 성심껏 시간을 내주는 모습으로 ‘성실함과 팬사랑’의 상징처럼 불렸다. 이 과정에서 무리한 일정이 건강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일부에서 정치적·이념적 공격의 도구로 삼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씨가 대표적이다.
김 씨는 지난 6일 대도서관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기사에서 ‘지병 추정’이라는 표현이 빠졌다”며 근거 없이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한 대도서관과 전처 윰댕 씨의 과거 활동을 거론하며 “좌파와 가깝다”는 식의 정치적 주장을 펼쳤다. 윰댕 씨의 중국어 전공 이력, 대도서관의 방송 출연 이력까지 억지로 연결 지어 반(反) 중국·반 MBC·반 이재명 정서를 자극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슈퍼챗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대한 비판은 거세다. 이 씨는 “확인되지 않은 추측으로 고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단지 혐오를 조장하기 위한 ‘고인 팔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세의 씨는 과거 배우 김수현 씨 관련 허위 의혹 제기, 각종 재판 및 고소 사건으로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럼에도 사과 없이 “2차 가해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대도서관의 별세에 대해 지인과 업계 관계자들은 말을 아끼며 애도에 집중하고 있다. 이진호 씨는 “대도서관은 한국 인터넷 방송의 문을 열고 클린 방송의 길을 만든 개척자였다. 그의 긍정적인 정신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고인의 죽음이 더 이상 사적·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